분류 전체보기104 몬테스 알파 카버네 쇼비뇽 Montes Alpha Carbernet Sauvignon 제조사: 몬테스 원산국: 칠레 7.5% 내가 기억하기로 우리나라에 와인 붐이 인 것은 2002년 월드컵 무렵이었다. 그 당시에 월드컵 조추첨 와인으로 바로 이 '몬테스 알파'가 선정되어 너도 나도 와인바에 가면 이 와인을 마셨고, 얼마 후엔 히딩크 와인 '샤토 딸보'가 인기를, 그리고 얼마 후엔 '1865'가 18홀을 65타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인기를 끌었다. 마셔본 지 몇 년 된 것 같은데, 오늘 마트에 갔다가 문득 와인이 생각 나 한 병 사 왔다. 집에 와서 와인을 따다가 이 더운 날씨에 왜 맥주가 아닌 와인을 사 왔을까 후회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후였다. 34도의 무더위 속에 겨우 코르크 따기를 끝내고 잠시 산화의 시간을 가진 후에 시.. 2022. 6. 22. 일상에 갇힌 자아 나도 직장 초년 시절엔 늦게까지 야근하고 주말에 출근해서 일해야 할 때도 많았다. 어느덧 중년에 이르고 보니 최소한 저녁 시간은 식구와 함께 밥 먹고 쉴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내 생활의 대부분은 직장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주 바쁘거나 지독히 힘겨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서 다행이고 남들에게 내 생활의 불만을 얘기하기엔 미안한 입장이지만) 그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쌓이는 불만이란 게 있다. 아마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불만은 있을 것이다. 가령 아내는 박물관 입구에서 표 받는 사람을 무척 부러워하는데, 그라고 불만이 없을 리 없다. 딱딱한 의자를 박물관 측에서 몇 년째 바꾸어주지 않아 치질이 생겼을 수도 있고, 입장권을 찢어주다가 종이에 자주 손을 베인다거나 .. 2022. 4. 27. 발렌타인 마스터스 좋아하는 주종을 물으면 언제나 맥주 아니면 와인이라고 대답했다. 소주는 한 번도 좋아해 본 적이 없고, 막걸리나 동동주는 마실 때는 괜찮지만 항상 뒤끝이 좋지 않았다. 가끔 양주를 좋아한다는 사람을 만나면 내심 '양주를 왜 좋아할까? 독하기만 하지 별로 맛도 없는데...'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여기서 양주는, 내 짧은 경험 속에서 위스키를 의미하는 것이었고, 내가 경험해 본 위스키래봐야 발렌타인, J&B, 잭다니엘 정도가 다였다. 언제나 양주는, 소주나 맥주에 이미 잔뜩 취한 상태에서 3차로 방문한 곳, 그곳이 나이트가 됐든, 아니면 더 비싼 곳이 됐든 이미 떡이 된 상태에서 마셨고, 항상 내가 아니라 여성을(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마시게 하려고 주문했던 술이다.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어두컴컴한 조명.. 2022. 4. 25. [단편소설] 핫초코 어린 아들은 머시 멜로우들로 장난을 쳤다. "눈사람들이 산책을 갔어요... 들판을 가로질러 갔어요... " 넓은 식탁은 어느새 하얀 눈사람들의 모험 길이 되었다. 나는 아들에게 머시 멜로우들을 달라고 하여 뜨거운 코코아 속에 넣었다. 스푼으로 휘휘 젓자 하얀 덩어리는 이내 녹기 시작했다. 아들은 놀란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눈사람들이 어떻게 된 거야?" "녹고 있어." "녹고 있다고?" "응" 아들은 커다란 눈을 끔벅이다가, 입술을 씰룩씰룩하더니 금세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으웨... 눈사람들이 사라지고 있어..." 난 그 귀여운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아이를 안아 올리고 등을 토닥였다. "음... 녹는다고 해도 없어지는 건 아니야." 아이는 서서히 울음을 그치고 약간 호기심 어린 눈.. 2021. 11. 17. 이전 1 2 3 4 5 6 7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