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 “숨”. (주)북하우스 퍼블리셔스. 2019.
완독일: 2020. 3. 17.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인간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이 엿보인다. 과학 발전의 결과를 장미빛으로만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일반적인 소설의 갈등구조나 기승전결 형식을 따르기보다는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따르다보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지루한 면이 있으며, 엄밀하게 보면 소설의 형식을 빌린 과학에세이가 정확한 분류일 듯 하다.
총 아홉 편의 단편 중 그래도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것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였다. 다른 단편들과는 달리 인물들 간의 갈등이 존재하여 보다 소설답게 느껴지기도 했고,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 우리가 맞닥뜨릴 여러 윤리적 딜레마들이 흥미로웠다.
그 다음으로는 ‘사실적 진실, 감정적 진실’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기억하는 많은 것들이 실은 무의식중에 왜곡된 것들이라는 주제를 ‘전생애 실시간 브이로그’ 서비스라는 근접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잘 구성해 놓았다. 나름 반전도 괜찮았고 흥미로웠다.
그 밖에는 좀 지루했지만 현대 과학의 발전에 대한 묵직한 고민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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