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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음(나쓰메 소세키)

by 바쁜하루 2020. 4. 24.

 

나쓰메 소세키, “마음”, 문예출판사, 2002. 

완독일: 2020. 4. 24.

나쓰메 소세키는 1867년생이다. 이 소설을 쓴 것은 1914년이니 그가 만 47세 때다. 소설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20대 초반의 내 모습이 줄곧 떠올랐기에 소세키가 40대 후반에 이 글을 썼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40대 후반의 나이에 이런 청춘소설을 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대가 인증!
이 소설은 누가 뭐래도 연애소설이다. 앞 부분 2/3는 기나긴 사족일 뿐, 결국 눈부시게 순수한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이 소설의 백미였다. 아마도 작가가 20대에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적었을 테니 그 주인공은 1890년 경의 일본 젊은이들이었겠지만, 그 연애심리라는 것은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과도 어쩌면 그리 비슷한지 놀랍기만 했다. 다만 K와 선생님의 그 고지식한 올곧음은 지금으로선 천연기념물과 같은 것인데, 소세키의 시대에는 그 모습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궁금하다.
안타깝게도 K와 선생님은 두 사람 모두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서, 지금 시대였다면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행복하고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먼 훗날 K와 선생 내외가 다시 만나 밤이 깊도록 사케 잔을 나누며 옛 추억에 잠길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