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피천득의 수필집을 꺼내어 몇 편 읽었다. 학생 때 "인연"이란 수필을 접한 후 피천득 작가에게 호감이 생겨 20년 전 이 수필집을 샀었는데, 처음에 사서 읽고는 많이 실망스러웠다. 어떤 점이 실망스러웠는지는 꼬집어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냥 평범한 개인 일기장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아니면 세상에 대한 시각이 나와 많이 달라서였는지도 모른다.
20년간 한 번도 읽어보지 않다가 오늘 문득 다시 꺼내어 몇 편을 읽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문장이 정갈하고 취미가 고고한 사람 같았다. 곳곳에서 나르시시스트적인 면모가 느껴져서 불편한 면이 없진 않았지만, 기대를 내려놓고 읽으니 오히려 장점들이 보였다.
오늘 읽은 글 중엔 "플루트 플레이어"가 좋았다. 주중에 조금 더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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