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히데노리 저. 겨울이야기 1-7
배경은 1980년대 후반의 일본. 주인공은 삼류 대학에 낙방한 후 재수 생활을 시작하는 소년이다. 학원에서 만난 동경대를 지망하는 소녀에게 짝사랑에 빠지면서 그의 청춘 드라마가 시작된다. 엮이고 엮이는 삼각관계들... 하지만 작가는 촌스럽지도 억지스럽지도 않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다. 근래 들어서 이렇게 집중했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푹 빠져서 7권을 하루만에 내리 읽었다. 아... 일본은 우리나라와 정말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고, 나도 한 때는 스무살이었지... 하는 당연하면서도 놀라운 생각이 두 번째로 들었다. 물론 두 번째 생각은 나를 조금 슬프게 했다.
피츠제럴드는 좋은 소설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동 세대의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고, 다음 세대의 비평가들에게는 논쟁거리를 제공해야 하며, 그 다음의 세대들에게는 교훈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우리 나라의 소설들은 두 번째와 세 번째 특성은 강하지만 첫 번째 특성은 부족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문화에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오로지 즐거움 혹은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그런 전통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게 아마도 일본 소설이나 만화가 갖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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