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고래(천명관)

바쁜하루 2024. 11. 18. 12:54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한다. 한국 작가 중에 하루키만큼 글을 재미있게 쓰는 작가가 없나 궁금해서 구글링을 해보다가 누군가가 "천명관의 고래가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해서 전자책으로 구매해 읽었다. 전자책이다 보니 실물 책의 두께를 가늠하기는 어려웠지만 짐작하기에 페이지가 꽤나 될 것 같았다. 

각설하고, 요즘 유행하는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들처럼 이 책을 평가하자면

"양념의 범벅입니다. 너무 지나치게 양념이 많이 들어갔어요. 재료가 중심이 아니라 양념이 중심이 되고, 맛은 자극적이지만 영양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해요. 기본 요리실력은 괜찮은데 절제와 성찰의 미가 부족하네요."

여기서 양념이란 외설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진 않으나(포르노가 지루할 리 없지) 강간, 강간, 또 강간, 동성섹스, 변태 성행위, 또 강간...

처음에는 어떻게든 빠짐없이 잘 읽어보려 애썼지만 작가의 정신적 자위행위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있을 만큼 내 인생은 한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3부 공장 편은 읽다가 중간중간 건너뛰었다. 

흔히 포경수술을 은어로 고래 잡는다고 한다.

천명관의 고래... 그냥 천명관의 페니스라고 부르는 게 적절하지 싶다.